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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시점에서 나는 약 1년 10개월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3년도 안된 경력을 경력이라 말하긴 부끄럽지만 어쨌든 내 능력으로 돈을 벌고 있으니 경력이 맞다고는 생각한다. 비교적 최근 들어서 커리어와 미래에 대한 생각이 자주 들었다. 지금의 나는 자바, 스프링을 이용한 웹 프로젝트만 계속해서 진행했고 주 업무는 서비스 중 발생하는 오류 대응, 수정이 주 업무이다. js, sql 쿼리, java 등의 언어가 사용된 비즈니스 로직의 설계, 구현, 수정이 내 모든 1년 10개월의 결과이다.

 여기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내가 2년도 안된 시점에서 이만큼 할 수 있다면 내가 5년차가 되었을 때 2년 차인 신입과 다를게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항상 느꼈던 위화감이었지만 나 스스로를 개발자라고 소개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은 1년을 넘는 시점부터 드문드문 드는 생각이었다. 모든 위화감과 불안에 대한 원인은 하나였다. "코딩을 통해 돈을 벌고 있지만 미래의 신입과 내가 갖는 차별점은 경험을 해봤다 말고 어떤 것이 있는가?"였다. 앞서 말했듯이 솔직히 1년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프로젝트 1, 2개 정도를 경험하고 나면 빠르지는 못해도 나와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눈에 훤히 보였다. 여기서 내가 이직을 한다던가 회사에 남아있을 때 과연 내가 갖는 차별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고 급기야 내가 원했던 개발자라는 직업을 내가 제대로 꾸려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근데 문제는 생각도 못한 곳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주변에 좋은 사람을 두는 게 생각보다 큰 행운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주변 지인 중 취업준비를 하면서 같이 공부를 한 사람이 있는데 이분은 내 기준에서 "찐 개발자"에 가까운 분이었다. 사실 큰 사건을 통해 답을 얻은 게 아니라 진짜 일상 속에서 밥 먹으면서 대화하다가 갑자기 예전에 나눴던 커리어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예전에는 공감가지 않았던 것들이 공감되기 시작하면서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가 여태 왜 그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스스로 되묻고 답을 깨닫게 되었다.

 결론 부터 말하면 나는 여태까지 "기술"보다 "서비스"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집중이 아닌 집착이 문제였던 것이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들은 부트캠프에선 자바, 스프링을 이용한 웹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거기서 [자바=스프링] 더 나아가서 [코딩=웹 프로젝트]라는 협소한 시야에 스스로를 가둔 것이 문제였다. 코딩을 통해 만들어낸 게 웹 프로젝트뿐이었고 그게 재밌었으니깐 계속 웹 프로젝트만 하면서 점점 거기에 매몰되고 코딩을 통해 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제쳐두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만 집착했던 것이다. 때문에 CS를 공부하면서, 스프링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기술의 원리나 역사보다 어떻게 사용하고 에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에만 집중했고 쓰레드, 메모리, 스왑 등등 기초적인 지식도 그냥 이런 게 있다고만 보고 넘어가고 이게 왜 필수 지식인지는 하나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 생각이 드는 순간 그저 막연하게 취업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IT 대기업에 대한 생각도 약간은 변화되었다. 그 전까지는 결국 기업들도 웹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벌건데 그 안에서 개발자들은 어떤 걸 하는 건지도 모르고 그저 대기업만 바라봤다면 이제는 해당 기업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무엇이고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흔히들 말하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아마 오늘 이후로는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했던 기술들에도 약간 흥미가 생기면서 다시 일하는 게 재밌어질 것 같고 내가 바라는 개발자라는 직업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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